회사에 입사하여 6개월쯤 지나면 과장이 보고서 하나 써보라고 지시를 한다.

 

모처럼 맞은 기회에 내 능력을 드러내 보이겠다는 작은 욕심과 하늘 같은 과장님에게 야단맞기 싫다는 큰 소망에 나름 열심히 쓴다.

 

그런데... 막막하다. 선배들의 피와 땀이 베어있는 보고서 파일을 참고해 보기도 하지만, 내가 써야 하는 보고서와는 주제가 다르고 학창 시절 대충 때웠던 리포트 경험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쨌든 열심히 작성한 보고서를 과장에게 올렸는데, 한 페이지에 빨간 줄이 대여섯 개씩 죽죽 그어진다. 마치 내 얼굴에 그만큼의 손톱자국이 생기는 듯한 아픔!

 

그래도 다행인 건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과장의 의도가 내가 잘 쓰리라는 기대보다는 테스트에 목적이 있었다는 것.

 

입사 2년차. 과장이 이제는 기획서를 쓰라는 오더를 내렸다.

 

역시 막막하다. 선배사원에게 물어보아도 뾰족한 답은 없고 기존 자료 역시 충분하지 못하다. 쥐어뜯는 내 손길에 뭉텅뭉텅 빠지는 머리카락이 애처롭다.

 

--------------------------------------

 

직장생활에서 자주 부딪히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리포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리포트 쓰기가 어렵다고 말하곤 한다.

 

어떻게 하면 리포트를 잘 쓸 수 있을까? 몇 가지 요령을 알아보자.

 

1.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 인식해야

 

리포트란 본인의 생각을 글로 나타내어 상사와 회사를 움직임으로써 내 의견을 관철시키는 도구이다. 그러므로 리포트란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리포트를 의무로 여긴다면 쓰기 싫을 뿐더러 상사에게 깨지지 않는 선에서 대충 때우고 넘어가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2. 소비자의 입장에서 작성해야

 

리포트의 소비자는 본인이 아니라 상사이다. 경우에 따라선 최종소비자가 사장일 수도 있다. 소비자의 입맛에 부응하지 못하고 제조자의 만족에 그치는 제품이 잘 팔릴 수 없듯이 상사의 입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리포트는 붉은 줄이 죽죽 그어지거나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리포트는 -쉽진 않지만- 상사의 숨겨진 의중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리포트를 쓰라고 지시한 배경과 의도는 무엇인지, 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등을 파악하고 써야 한다.

 

4. 골격부터 잡아야

 

출발이 잘못되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고 수정에는 많은 노력이 소모된다그러므로 리포트 오더를 받으면 먼저 키워드 위주로 프레임을 잡아야 한다. 그 프레임을 가지고자상한 상사라면 상사와 협의를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업무에 능숙한 선배사원의 자문을 구하는 게 좋다.

 

3. 중간보고는 필수

 

대부분의 회사는 피라미드 조직을 지니고 있다. 사장으로부터 본부장에게 지시가 내려오면 그 지시는 다시 부장/팀장과 과장을 거쳐 결국에는 실무자가 리포트를 작성하게 된다.

리포트를 작성하는 도중 일정주기마다 바로 위의 상사에게 진척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상사의 의중이 리포트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상사가 더 위의 상사로부터 질문을 받는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장이 과장에게 '지난 주 지시한 개발 건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라고 물었을 때 과장이 '잘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한다면 그 과장은 질책 받을 것이며, 그 질책은 몇 배로 증폭되어 실무자에게 쏟아지게 된다.

 

4. 간단명료

 

나의 상사에게 부하가 나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상사는 바쁠 수 밖에 없고, 대하소설 같은 내 리포트를 끈기 있게 읽어주는 상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그리고 만연체의 소설 같은 리포트는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다.

그러므로 리포트는 논리적 일관성을 지녀야 하며 핵심내용 위주로 간단명료해야 한다. 그 내용은 가능한 한 A4 용지 기준으로 2-3장을 넘지 않는 게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수 밖에 없는 리포트라면 A4 1장으로 그 내용을 요약하여 첨부하면 효과적이다.

 

5. 일물일어설

 

하나의 현상에 대한 최적의 표현은 한가지일 수 밖에 없다. 리포트가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각각의 단어가 적절하게 구사되어야 한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일물일어설에 입각해서 작성된 리포트에서는 능숙한 직장인으로서의 품위와 노력의 흔적이라는 향기가 풍긴다.

 

6. 마무리가 중요

 

대부분의 상사들은 오자/탈자 지적의 전문가다. 또한 부하직원 길 들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리포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거다.

 

리포트를 보고 하기 전에 반드시 다시 두세 번 읽어보고 오자/탈자를 스스로 잡아내야 한다.

좋은 제품은 깨끗한 포장지로 정성 들여 포장해야 하고, 좋은 옷도 얼룩이 있으면 제 값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WRITTEN BY
다큐 iN
Social Network BLOG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이 없습니다.
secret